미(美)를 좇아 147

그녀의 수상 소감

근처 영화관이 오랜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했다. 상영시간표에 아카데미상 7관왕에 빛나는 영화 Evrything Evrywhere all at once가 있어 오랜만에 발품을 팔았다. 시간을 착각해 집에 돌아왔다가 확인 후 어렵게 다시 가서 봤는데.. 2시간40분 길이의 영화는 전혀 뜻밖의 내용이었다. 영화를 보며 나갈까 고민한 건 처음이었다. 뒷줄의 노부부가 조용히 퇴장한다. 내가 감각이 떨어진 건가.. 영화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한 탓이었다. 7관왕이면 뭔가 있겠지 생각하며 허기진 배를 참고 앉아 있었다. 쿵푸가 섞인 '난리부르스' 뒤에 남은 메시지는 인생은 부질없지만 (가족끼리)서로 다정하게 살아야 한다..인 듯했다. 그리고 흐르는 드뷔시의 ..은 참 여러 영화에 쓰이는구나 싶고. 어쩐지 시작 전 두 감..

미(美)를 좇아 2023.03.17

1대팬텀 공연

1대 팬텀 디너콘서트가 라움아트센터에서 있었다. 박상돈 권서경 김현수..모두 실력 출중하고 애정하는 성악가들이다. 드럼 베이스기타 일렉기타 건반 바이얼린 비올라 첼로..단출한 반주에도 노래는 손색이 없다. 선곡도 좋고.. 나이가 드니 디너쇼에 관심이 쏠린다. 비싼 가격이지만 내가 나에게 준 생일선물이다. 일 년에 한 번쯤은 럭셔리하게 즐겨볼 참이다. (아들 고맙다.ㅋㅋ) 객석엔 팬들인지 의외로 젊은이들이 많아 놀랐다. 안 신던 구두를 신어 발은 아팠지만 원없이 힐링했다. 취향저격.. 하필 그날, 4대 팬텀 오디션 방송이 있었다. 또 어떤 스타들이 나와 귀를 즐겁게 해줄지..기대하며 재방 보는 수밖에..^^

미(美)를 좇아 2023.03.11

크로이체르 소나타

베토벤과 톨스토이의 만남 낭독콘서트가 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에서 있었다. 러시아 문화여행 강연을 했던 함영준 교수의 작품이다. 그 강연을 들었던 수강생들에게 낭독콘서트를 해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니 약속도 지키고 자신의 꿈도 이루었다. '이 작품은 톨스토이가 60세 되던 1888년 아들 세르게이가 연주하던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9번, 작품 47,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듣고 영감을 얻어 소설을 완성시켰다. 그는 이 소설을 통해 남과 여의 사랑과 질투, 결혼의 의미, 음악의 자극 등에 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준다. 러시아를 비롯하여 미국 등에서 금서로 지정될 정도로 충격적이며, 자극적인 작품이다. 과연 진정으로 사랑하며 결혼생활을 영위하고 있는지 독자에게 물으며 130년이 지난 지금도 이 남자의 선택과 그..

미(美)를 좇아 2022.11.17

인문학 강의

란 제목으로 동네 아트홀에서 강연이 있었다. 강사는 오래전 티비 예능방송에서 본 정재찬 교수다. 그때의 이미지도 유머를 아는 범생이 같다였는데 연륜이 쌓여서인지 더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라는 부제로 한 두 시간 강연의 결론은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이었다. 시 몇 편을 보여주고 특유의 유머와 입담으로 두 시간을 이어갔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으나 뇌리에 남는 몇 마디를 옮겨본다. 오래 병상을 지키고 있는 노인(부모)이 있다면 추하게 보지 말고 그가 가족의 사랑과 결별을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니 지겨워 하지마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힘들 때만 생각하지 말고 행복할 때도 생각하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열심히 살아라...

미(美)를 좇아 2022.10.26

강석우 가곡 콘서트

고대하던 강석우 가곡콘서트 두 번째 공연이 예술의 전당 챔버홀에서 있었다. 6월에 있었던 1회는 여행일정과 겹쳐 못 갔었다. 산넘고 물 건너 간 그곳, (버스와 지하철,또 버스를 갈아타고)늦을까봐 2시간 전에 출발해서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텅 빈 대기실.. 티켓을 받고 밖으로 나와 감나무 아래 앉아 있으니 어깨 위로 뭔가 툭 떨어진다.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감잎이었다. 잎사귀 하나가 이렇게 무겁다니...하긴 한 평생을 지낸 몸이니 무거울 수밖에.. 시간이 되자 잘 차려 입은 중년 이상의 여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처럼 라디오 애청자들일까.. 석우님의 곡 소개와 함께 공연이 시작됐다. 강석우 작곡 가곡 7곡과 일반 가곡 8곡을 젊은 성악가들이 불렀다. 1회 때는 이름을 알 만한 중견 성악가들이 불렀..

미(美)를 좇아 2022.08.31

영화 엘비스

가짜가 아무리 잘 해도 진짜가 될 수는 없다. 유명 가수 이름이 붙은 영화가 나올 때마다 선뜻 보러 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이유다. 로켓맨, 보헤미안 랩소디 때도 그랬다. 그럼에도 영화관으로 향하는 건 그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다. 멤피스에서 트럭을 몰던 엘비스. 어린 시절 우연히 흑인들의 음악을 듣고 크게 영향을 받은 그는 당시 백인들에겐 금지된 춤과 노래로 일약 유명해진다. 당시 로큰롤은 천박한 음악으로 여겨졌기 때문.. 그런 그를 눈여겨보고 상품이 될 거라 생각한 파커대령(톰 행크스)은 그의 매니저가 되고.. 이후 엘비스는 노회한 그의 덫에 걸려 헤어나오지 못한다 (악덕 매니저로 나온 톰 행크스..완벽한 연기변신이다.) 팬들의 환호에 중독돼 쉼없이 노래하는 엘비스.. 내레이션으로 나온 '발 없는 새'..

미(美)를 좇아 2022.07.19

송년음악회

송년음악회에 다녀왔다. 해마다 공연 한 편 보며 혼자만의 송년식을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 시들하다가 왠지 아쉬워 티켓을 샀었다. 유일한 친구에게 작게나마 마음도 전할 겸.. 애정하는 베이스 손혜수 씨를 볼 목적도..^^ 오페라 갈라쇼로 진행된 음악회는 귀에 익은 아리아를 성악가들이 고루 불러주었다. 테너 바리톤 베이스 지휘자 모두 훌륭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검정 의상과 갈색의 악기들, 백열등의 농도로 밝혀진 따뜻한 조명과 무대 효과로 넣은 스모그까지.. 세련되면서도 고급진 느낌이었다. 가성비 갑. 사회를 본 손혜수 씨가 농담을 한다. 테너 바리톤 베이스가 소개팅을 가면 테너가 분위기를 잡고 바리톤이 노래하는 사이 베이스가 예쁜 여자를 꿰차고 나온다고..ㅋ 성악가다운 농담이다.^^ 감성을 채우고 공연장 ..

미(美)를 좇아 2022.01.01

인문예술학 강의

10월이 다 가도록 단풍도 들지 않고.. 가을이 왔는지 지나는지 모르겠다. 코로나를 핑계로 2년 가까이 집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기지개를 켜듯 문화강좌를 등록하고 양분을 흡수하듯 강의를 들었다. 아마도 머릿속에 새 바람을 넣고 싶은 갈망? ㅎ 6주 분량의 서양고전미술 강좌를 듣고 오늘은 단기강좌로 '영화의 필요'를 들었다. 고대 그리스 조각과 로마 조각, 르네상스 화가 레오나르도와 미켈란젤로 이탈리아와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 로코코와 시민혁명 이후의 미술 작품들을 영상으로 보며 설명을 들었는데 가만히 앉아서 미술관 여행을 했다. 흔하게 볼 수 없는 작품들을 볼 수 있어 더 없이 흥미로웠다. 미모의 강사는 (마스크로도 안 가려지는^^)몇 년 동안 세계의 미술관을 도는 여행을 했다는데 미..

미(美)를 좇아 2021.10.26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그리스 음악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9월 2일 아테네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한다. 향년 96세.. 엔니오 모리코네에 이어 음악계에 또 한 명의 거장이 스러졌다. 영화 '희랍인 조르바' 중 조르바의 춤, 페드라, 기차는 8시에 떠나네 같은 명곡 외에도 많은 음악을 만든 그.. 음악 외적으로는 군부독재정권의 박해 등 시대적 상황으로 고난을 겪으며 살았던 듯하다. 평소 그리스와 그 문화(음악)에 애정이 있는 내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오전에 영화음악 시간에 디제이에게 그 소식을 알리니 그의 음악이 들어간 영화 '세피코' ost를 들려준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미(美)를 좇아 2021.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