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수필 고전산문 12

경도의 3년 / 김환태

내가 일본 내지에 유학한 것은 교토에서 3년, 후쿠오카에서 3년, 전후 6년 동안이다. 그중에서도 교토시대의 3년은 나의 오랜 학창시대를 통하여 가장 유쾌했던 시대이다. 이에 교토 시대에 있었던 일로 지금 추억되는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그때 나는 도쿄까지 가는 길이었는데 우리 고향 친구 K와 Y라는 사람이 있어서 그들을 찾아 2,3일 쉴 양으로 그곳에 내렸었다. 그랬던 것이 이 두 친구를 떨어질 수가 없고 또 전려우아한 이 옛 도읍을 떠나가기가 싫어서 D대학 예과를 들어가게 되었다.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학생들이 신입생 환영회를 열어주어 그 자리에서 처음 시인 정지용 씨를 만났다. 나는 그이 시를 읽고 키가 유달리 후리후리 크고 코 끝이 송곳같이 날카로운 그런 사람으로 상상하고 있었는데 키는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