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의 <적벽부>
1082년 가을 음력 7월 16일, 소동파 선생은 손님과 함께 적벽 아래 배를 띄워 노닐었지. 맑은 바람 천천히 불어오고, 물결은 잔잔하더군. 술 들어 손님에게 권하고, 시경 명월 시를 읊고, 요조의 장을 노래했네. 조금 지나니 달이 동쪽 산 위로 오르고, 두성과 우성 사이를 배회하더군. 하얀 물안개는 강을 가로지르고, 물빛은 하늘에 가닿는데, 갈잎 같은 작은 배를 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더니 끝없이 펼쳐진 물결 위를 넘어갔네. 넓고도 넓어라, 허공을 타고 바람을 몰아가 어디에 이를지 모르는 듯하여라. 나부끼고 나부껴라. 세상을 저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 돋친 신선 되어 하늘로 오르는 듯하여라. 바로 이때, 취기 어린 즐거움이 달아올라,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했지. 계수나무 노와 목란나무 상앗대로 물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