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를 좇아 155

펫 메시니 공연

충무로역 배우들 사진 주례를 보는 신부의 모습이 신처럼 보였다.^^ 여전히 인파로 북적이는 명동 거리 길게 줄서서 먹는 그것, 명동칼국수 결혼식 두 개가 있는 주말,그는 평택으로, 저녁에 공연을 봐야 하는 나는 명동성당으로 향했다.종교형식의 결혼식은 뭔가 겅건해서 좋다.더구나 신부 입장곡이 파이프오르간 연주라니.(너무 좋음)식사하고 가라는 혼주의 손길을 뒤로 하고 거리로 나와 어슬렁거렸다.예나 지금이나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그 옛날 크리스마스 이브가 생각났다.발을 내딛지 않아도 앞으로 둥둥 떠가던..ㅋ이젠 이방인 같은 느낌 뿐이다.길게 줄 서 있던 명동교자 가게가 한산해져 들어가 칼국수를 먹고두 달 전 예매하고 기다린 재즈기타리스트 펫 메시니를 만나러 GS아트센터로 향했다. 12년 만의 내한공연이..

미(美)를 좇아 2025.05.25

오 헨리<크리스마스 선물>

요즘, 감동이 고파범죄영화를 밀쳐두고 멜로영화를 보고 있다.그 중에서도 문학작품을 영화화한 작품을 보는데오 헨리 원작 단편영화 다섯 편 묶음을 봤다.오 헨리는 처럼 감동적인 작품만 쓴 건 아니었다.은 원 제목은 짐과 델라는 가난하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젊은 부부다.두 사람에겐 자랑스럽게 간직하는 게 있는데짐이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시곗줄 없는 시계와 델러의 탐스럽고 긴 머리카락이었다.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델라는 남편에게 멋진 선물을 사주고 싶지만가진 돈은 1달러 87센트다.그녀는 소파에 엎드려 흐느끼다가.(인생이란 흐느낌과 훌쩍임과 미소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은 훌쩍임. /오 헨리)밖으로 나가 머리카락을 자르고 20달러를 받아 짐의 시곗줄을 사온다.짐은 아내가 가지고 싶어하던 보석..

미(美)를 좇아 2025.05.14

이미배 콘서트

마포아트센터에서 가수 이미배 콘서트를 봤다. 팬은 아니지만 그녀의 분위기 있는 노래를 좋아했었다.(지팡이를 짚고 공연장에 온 노인들이 많아 놀랐다.)그녀도 어느덧 70대 중반..민망함이 생길까 조금 우려했는데시간이 흐르며 목소리에 탄력이 붙어 역시 관록이 있구나 싶었다.지적인 분위기의 그녀, 노랫소리도 말소리도 원숙미의 극치다.샹송을 잘 불러 불문과 출신으로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장밋빛 인생, 강변의 추억 같은 샹송과 자신의 히트곡 '서글픈 사랑'도 좋았는데막간에 밴드가 뜻밖의 유명 영화음악을 연주해서 놀랐고뒤이어 그녀가 '카니발의 아침'을 불어?로 불러 또 한 번 놀랐다.그녀가 한 말,"나이가 들면 감정만 남는다.가요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에서이름은 이성이고 그 눈동자와 입술은 감성이다..여러분..

미(美)를 좇아 2025.03.30

<컴플리트 언노운>

근 일 년 만에 영화관에 갔다.간병 핑계로 방구석에서 흑백영화만 보다가 귀호강, 눈호강을..^^늘 그렇듯이 유명가수의 전기 영화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단지 그 노래들을 듣기 위함이다.밥 딜런을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두 사람은 마음에서 매칭이 되지 않았지만그는 훌륭했다. 그 노래들을 다 불렀다면..젊을 때의 밥 딜런과 비슷한 모습이 있었으나진지한 느낌의 밥과 달리 티모시는 귀여웠다.ㅋ 에서 부잣집 막내아들로 앳된 대학생의 모습이 남아 있었는데향수 광고로 성숙한 남자의 향기를 풍기더니, 밥 딜런으로 빙의까지..그가 이 역할을 위해 5년 동안 준비했다니저력 있는 배우로 거듭난 것 같다.오래전 밥 딜런의 자서전 을 읽었으나읽은 기억 뿐 내용은 생각나는 게 없는데오랜만에 접한 명곡 Blowin in th..

미(美)를 좇아 2025.03.09

9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9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있었다.라디오 듣는 시간과 겹쳐 어쩔 수 없이 눈과 귀가 따로 노는 멀티태스킹을..ㅋ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안현모의 통역과 팝칼럼니스트 김태훈,(또 한 명은 감독?)진행.요즘 영화를 안(못)보는 터라 낯선 배우들이 많았지만간간이 옛날 배우들이 보여 반가웠다.80세의 골디 혼이 시상자로 나와 아직도 꼿꼿한 아름다움을 보여 놀랐다.모건 프리먼은 머리를 삭발해 액션배우처럼 보였고우피 골드버그는 참 잘 늙었다.얼마전 사망한 진 해크만의 모습도..그들 모두 조만간 사라질 거라 생각하니 더욱 소중하게 보였다.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온 LA소방대원들이 또 다시 시상자로 나와기립박수를 받는 모습이 감동이었는데끊임없이 조크를 섞어 말하는 배우들과 마찬가지로그들 역시 조크를 섞어 말하는 여..

미(美)를 좇아 2025.03.03

영화음악과 수사학

그가 밥을 조금씩 먹게 되면서슬슬 나도 기지개를 켜고 문화센터를 기웃거리게 됐다.정기강좌는 여건상 아직 부담스럽고오후시간을 활용할 단기 강좌를 찾던 중 시선을 끄는 강좌를 찾았다.'영화 속으로 들어간 클래식과 수사학'..수강생은 몇 안 됐지만 나는 좋기만 했는데바열린을 전공하고 작곡 활동을 하고 있다는 강사는첨엔 지리하게 음악이론 ㅡ수사학을 설명하는데 반 시간을 썼다.(수사학은 음악가의 팔레트 같은 거라 한다)결국 영화 속 클래식은 듣지 못했지만각각 공포 슬픔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와 그 음악들의 조성이론을 들었다.덕분에 이라는 영화를 알게 됐다.살짝 미흡했지만 모처럼 신선한 활력을 얻은 좋은 시간이었다.^^좋은 음악은 훌륭한 연설 같아야 한다 /중세 음악학자 마테존

미(美)를 좇아 2024.05.31

장대건 '살롱 콘서트'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대건 님의 '살롱 콘서트'에 다녀왔다.작년 8월에 이어 (11월엔 병원에 있느라 놓치고) 두 번째다.첫날 아스투리아스를 듣고, 부글거리는 팬심을 안고 집에 와인스타를 검색해 팔로우를 했다.화려한 경력과 달리 수수하고 애잔한 인상이 더욱 와닿는다.소박한 무대에서도 최선을 다 한다.이번 레파토리는타레가의 아델리타, 라그리마, 금지된 장난 로망스, 브라질 풍의 아리아, 리베르 탱고?말해 무엇..아쉽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벅찬 가슴으로 돌아왔다.클기는 사랑이다.

미(美)를 좇아 2024.05.28

브런치 콘서트

오래전 예매한 공연 브런치 콘서트,클래식 생음악을 듣고 도슨트의 해설로 그림을 보는 공연이다.작년에 처음 가 보고 좋아서 월하오작과 함께하려고 5매를 예매했다가그의 발병으로 취소했었는데올해 다시 시작해 서둘러 예매했었다. 6개월 만에 '문화인'으로서의 외출에 설레던 전날 저녁,그가 저녁을 먹고 배가 아프다며 앓는 소리를 낸다.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여 밤 11시에 응급실로 향하며 생각했다.내일 외출은 글렀구나. (내게 예매권이 있던 터라) 잠깐 가서 티켓팅만 해주고 와야 하나..왜 하필 오늘인가. 신은 역시 나의 즐거움을 용납하지 않는구나..응급실에 도착해 접수하고 진료 후늘 그렇듯  혈액검사,  X레이, CT를 찍고  대기,병상 옆 의자에 앉아 졸다말다 하니 새벽이 되었다.7시쯤 의사가 와서 이상이 없으..

미(美)를 좇아 2024.04.28

박물관 나들이

찜해놓고 잊고 있던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마감일이 다가와 부랴부랴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차를 세 번씩 갈아타며.. 누가 등떠미는 것도 아닌데 마치 강박처럼, 숙제하듯 하는 발걸음이다. 티켓을 사고 혼잡을 피하기 위한 번호표를 받은 뒤 들어갈 수 있었다. 어둑한 공간에 위엄있게 걸려 있는 고풍스런 그림들, 고전적이고 품위가 느껴지는 그림들을 찬찬히 보는데 그림도 좋지만 엔틱한 액자가 맘에 들었다.ㅋ 주로 종교그림이 많았고 애정하는 윌리엄 터너 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관람을 끝내고 에 가 파스타와 (오랜만에)맥주도 한 잔 시키고 초록 일색인, 평화로운 풍경의 밖을 내다보는데 흐르는 음악 때문인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와 괜스레 울컥했다. 아마도 올드팝 같았는데....

미(美)를 좇아 202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