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를 좇아 147

브런치 콘서트

오래전 예매한 공연 브런치 콘서트,클래식 생음악을 듣고 도슨트의 해설로 그림을 보는 공연이다.작년에 처음 가 보고 좋아서 월하오작과 함께하려고 5매를 예매했다가그의 발병으로 취소했었는데올해 다시 시작해 서둘러 예매했었다. 6개월 만에 '문화인'으로서의 외출에 설레던 전날 저녁,그가 저녁을 먹고 배가 아프다며 앓는 소리를 낸다.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여 밤 11시에 응급실로 향하며 생각했다.내일 외출은 글렀구나. (내게 예매권이 있던 터라) 잠깐 가서 티켓팅만 해주고 와야 하나..왜 하필 오늘인가. 신은 역시 나의 즐거움을 용납하지 않는구나..응급실에 도착해 접수하고 진료 후늘 그렇듯  혈액검사,  X레이, CT를 찍고  대기,병상 옆 의자에 앉아 졸다말다 하니 새벽이 되었다.7시쯤 의사가 와서 이상이 없으..

미(美)를 좇아 2024.04.28

박물관 나들이

찜해놓고 잊고 있던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마감일이 다가와 부랴부랴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차를 세 번씩 갈아타며.. 누가 등떠미는 것도 아닌데 마치 강박처럼, 숙제하듯 하는 발걸음이다. 티켓을 사고 혼잡을 피하기 위한 번호표를 받은 뒤 들어갈 수 있었다. 어둑한 공간에 위엄있게 걸려 있는 고풍스런 그림들, 고전적이고 품위가 느껴지는 그림들을 찬찬히 보는데 그림도 좋지만 엔틱한 액자가 맘에 들었다.ㅋ 주로 종교그림이 많았고 애정하는 윌리엄 터너 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관람을 끝내고 에 가 파스타와 (오랜만에)맥주도 한 잔 시키고 초록 일색인, 평화로운 풍경의 밖을 내다보는데 흐르는 음악 때문인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와 괜스레 울컥했다. 아마도 올드팝 같았는데....

미(美)를 좇아 2023.09.21

조촐한 연주회

첼리스트 김해은과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대건의 살롱 콘서트가 신세계 아카데미에서 있었다. 알고보니 (화려한 이력의)두 사람의 연주는 처음이 아니었다. 현수막도 없고 청중은 20명 남짓한 조촐한 무대였지만 연주는 뛰어났고 레퍼토리는 화려했다. 음악방송에서 간간이 듣던 장대건의 실물을 영접해서 반가웠다. 그의 기타소리가 좋았기에. 동양적인 얼굴에 애잔한 눈매, 여유있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로망스, 아스투리아스를 연주하는데 팬심이 솟았다. 그리고 첼로로 듣는 땅고 곡들이 매혹적이었고.. 폭우를 뚫고 간 보람이~^^

미(美)를 좇아 2023.08.29

브런치 콘서트

'브런치 콘서트라' 해서 브런치를 먹으며 음악을 듣는 건가 싶었는데^^ 음식은 아니고 (오전 11시) 시간을 말함이었다. 화가의 그림을 보며 라이브로 음악을 듣는.. 원하던 공연이고 (유퀴즈에 나온 정우철 도슨트 설명이라 해서) 일찌감치 찜했었다. 느긋하게 있다 날짜가 임박해 사이트에 들어가니 좌석이 두 개 남아 있었다. ㅎ 문화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 삭막한 세상에서 공연 보며 힐링하려는 마음일 듯. 사람의 얼굴을 예쁘게 그리지 않았다는 두 화가, 마네와 드가의 그림을 보고 그 뒷얘기를 들었다. 만석이 당연한 훌륭한 기획이었다. 앙상블 트리니티의 마지막 연주가 끝나자 플루티스트가 앵콜 요청을 우회적으로 한다. 뭐든 목마른 세상.. 끝나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차가 많아 곤욕을 치렀다. 이 정도는 ..

미(美)를 좇아 2023.07.22

서울국제도서전

누군가 글 교정지를 펼쳐놓았다. 삶도 이렇게 교정하며 살야야 할 텐데.. 갈까말까하는 곳은 가라 했던가. '서울국제도서전' 귀차니즘으로 망설이다 안 가면 왠지 직무유기(?) 같아서 예매했었다. 수많은 책, 책, 책들.. 그 많은 책은 누가 다 썼을까. 디양한 분야의 책들이 나라별로 출판사별로 전시돼 있었다. 코너를 돌다보니 칠레라고 써진 공간에 지적으로 보이는 여자 둘이 앉아 있다. 멀리서 잘 왔다고 인사라도 하고 싶었지만 내 스페인어 실력으로는..ㅋ 누군가는 냄비받침으로 쓸 수도 있는 책.. 작가가 책 한 권 낳기 위해(출간)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그 누군가는 알까. 글이 모여 책이 되면 상품이 된다. 팔리는 글을 쓰는 건 모든 작가의 염원일 것이다. 많은 책이 팔리길 바라며 나도 포켓북 몇 권 사왔다..

미(美)를 좇아 2023.06.15

영화 <파벨만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영화라는 , 재미가 없을 것 같아 망설이다가 음악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영화관을 찾았다. 1착으로 들어가 혼자 보게 되면 어쩌나 싶었는데 젊은 연인이 들어온다. 휴~ 주인공 샘 파벨만은 어릴 때 부모님과 처음 극장에 가 를 본다. 기차와 자동차의 충돌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은 아이는 집에 돌아와 장난감 기차와 차를 충돌시키는 일을 반복한다. 범상치 않은 아들의 재능을 발견한 부모는 카메라와 기타 등등을 사주며 아들이 영상 만드는 걸 돕는다. 친구들과 영화를 만들고 행복해 하며 청소년기를 보내는 파벨만. 똑똑하고 가족에게 다정하고 돈도 잘 버는 아빠와 피아노를 치는 엄마, 누이들과 잘 지내던 파벨만은 외할머니가 죽은 후 우울해하는 엄마를 위해 가족 캠핑 영상을 만들라는 아빠의..

미(美)를 좇아 2023.04.25

류이치 사카모토 다큐<코다>

휴일 아침 채널을 돌리다 그야말로 우연히, 운좋게 (얼마전 타계한) 류이치 사카모토(1952~2023) 다큐 를 보게 됐다. 그에 대해선 막연히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영화음악 제작에도 다수 참여한,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은 음악가였다. 영화 등 무수히 많은 걸출한 영화 ost를 만들었고 그러는 동안 골든글로브와 그래미어워드, 동양인으로 유일하게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유키 구라모토 외에 일본, 중국 쪽 아티스트는 아는 바가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경박하고 품위없게 들리는 그들의 언어 때문에 그 감성에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유키 구라모토의 로망스를 처음 듣고 오잉?했던 느낌은 마치 에서 양조위를 처음 본 느낌과 같았다 할까. 앙드레 가뇽..

미(美)를 좇아 2023.04.09

엘 카미노

아나운서 출신 만능 엔터테이너 손미나 씨가 만든 다큐영화 를 봤다. 45일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 800여 키로미터를 걷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출발 전 그녀가 말한다. 나는 무엇을 얻으려고 이 길을 걷는가. 버리고 비우고..그런 것이 얻음이지.. 자연이 그립고 다양한 사람들이 그리웠고 일상에서 들리는 바깥의 소리를 떠나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걷기를 결심했다 한다. 그녀는 도대체 몇개국어를 할까. 영어, 스페인어, 불어까지...다국적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는데 그들은 각자 안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인생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그러기 위해 자신감을 얻으려고 걷는다고 말한다. 성찰의 말들.,. 영화를 보며 마치 내가 함께 걷는 듯..대리만족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의 눈물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자..

미(美)를 좇아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