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를 좇아

브런치 콘서트

아데니움 2024. 4. 28. 09:57

 

 


오래전 예매한 공연 브런치 콘서트,
클래식 생음악을 듣고
도슨트의 해설로 그림을 보는 공연이다.
작년에 처음 가 보고 좋아서
월하오작과 함께하려고 5매를 예매했다가
그의 발병으로 취소했었는데
올해 다시 시작해 서둘러 예매했었다.

 

6개월 만에 '문화인'으로서의 외출에 설레던 전날 저녁,
그가 저녁을 먹고 배가 아프다며 앓는 소리를 낸다.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여 밤 11시에 응급실로 향하며 생각했다.
내일 외출은 글렀구나.
(내게 예매권이 있던 터라) 잠깐 가서 티켓팅만 해주고 와야 하나..
왜 하필 오늘인가.
신은 역시 나의 즐거움을 용납하지 않는구나..
응급실에 도착해 접수하고 진료 후
늘 그렇듯  혈액검사,  X레이, CT를 찍고  대기,
병상 옆 의자에 앉아 졸다말다 하니 새벽이 되었다.
7시쯤 의사가 와서 이상이 없으니 퇴원하라 한다.
집에 와 1시간쯤 누웠다가 외출준비를 했다.
잠은 못 잤지만 어렵게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공연 시작, 무대에 놓인 하프를 보고
첫곡 <트로이 메라이>를 듣는 순간 울컥했다.
이게 내 삶인데..
러시아 사람으로 파리에서 활동한 샤갈,
본명은 시건이고 아내 벨라와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의 그림 속 여인은 대부분 벨라)

그녀가 죽은 후 노년에 만난 바바와 제 2의 행복을 누렸다고.
샤갈의 삶과, 그림을 보며 해설을 듣고 간간이 연주를 듣고.
드물게 도슨트의 노래까지 들었다..
기도문 같은 히브리어 노래가 묘한 감동을 준다.
이서준 도슨트, 참 재능 많은 젊은이다.
가성비, 가심비 갑 공연이었다.

화창한 봄날,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수다삼매 후 귀가.
빵만으론 행복하지 않은 인간의 삶,
신이시여
과한 욕심 부리지 않을 테니
부디 내게 평범한 삶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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