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를 좇아

엘 카미노

아데니움 2023. 4. 4. 13:48

 


아나운서 출신 만능 엔터테이너 손미나 씨가 만든 다큐영화 <엘 카미노>를 봤다.
45일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 800여 키로미터를 걷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출발 전 그녀가 말한다.
나는 무엇을 얻으려고 이 길을 걷는가.
버리고 비우고..그런 것이 얻음이지..
자연이 그립고 다양한 사람들이 그리웠고
일상에서 들리는 바깥의 소리를 떠나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걷기를 결심했다 한다.
그녀는 도대체 몇개국어를 할까.
영어, 스페인어, 불어까지...다국적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는데
그들은 각자 안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인생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그러기 위해 자신감을 얻으려고 걷는다고 말한다. 성찰의 말들.,.
영화를 보며 마치 내가 함께 걷는 듯..대리만족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의 눈물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자식을 잃고 온 나이든 독일남자와 80세 생일을 그곳에서 보내려 왔다는 영국노인의 인터뷰에 덩달아 먹먹해졌다.)
발로 걷는 길이 아니고 마음으로 걷는 길이라는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전 인생과 걸은 후의 인생이 다를 거라고,
이제 못할 게 없을 것 같다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한 가지 아쉬움은
땀에 범벅된 얼굴을 볼 줄 알았는데
촬영 때문인지 화장한 얼굴이 너무 뽀얗고 예뻤다는 것..
어쨌거나  참 열심히 사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요즘 공부하는 스페인어 때문인지 TV예능도 스페인 관련 방송만 보게 된다.^^
이태리와 그리스에만 빠져서 스페인은 나중에 가리라 (마음적으로)아껴뒀었는데..
영화를 보며 무릎 성할 때 산티아고 길로 떠나지 못한 게 살짝 후회가 됐지만,
(남들 하는 건 다 하려는 나를 돌아보고 욕심 같아서 포기했었지.)
이젠 멀고 먼 그 고난의 길을 걷지 않아도
마음이 보이고 심연의 소리도 들리는 나이가 됐다..
영화관 앞에서 버스를 타고 오다 좀 걸으려고 중간에 내려
집까지 걸어오는데 발가락이 아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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