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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퇴원

마지막 항암을 끝내고 퇴원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제 방사선 치료 끝나면 좀 쉬었다가 검사 후 수술 예정이다. 재발의 위험이 있지만 수술로 암을 떼내면 밥은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엔 병상이 창가쪽으로 배정돼 일주일 동안 하늘을 볼 수 있었다. (하늘 밖엔 보이지 않음 ㅋ) 오전엔 연푸른 하늘길에 비행기가 느리게 지나가고 저물 녘엔 어둠에 잠긴 산등성이 위로 감귤빛 해거름과 그 위에 연푸른 하늘 색이 그라데이션 돼 환상이었다. 병실임을 잊고 시름도 잊고 심취.. 이제 퇴원하면 창밖 아닌 창 안을 보며 지내게 된다. 또 다시 눈이 내린다. 병실에서 보는 마지막 눈이려나~

삶, 그 풍경 2023.12.19

산책길

15일, 4차입원을 앞두고 휴식?하는 나날.. (매일 병원으로 출근해 방사선 치료만 받고 있다.) 날씨도 따듯해서 오랜만에 산책길에 나섰다. 병색 짙은 나무들 사이 소나무는 꿋꿋하게 초록을 과시하고 천변 버드나무도 푸른 기가 남아 있다. 봄날의 힘있는 낭창함은 아니었지만 휘어질지언정 꺾이지는 않겠다는 듯 기운 없이 늘어져 있다. 벤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얼마전까지 평화롭고 권태롭게 걸었었지 생각한다. 삶은 참 지루할 틈이 없다. 주인을 따라 쫄랑쫄랑 견공들이 지나간다. 목줄에 매여 주인 눈치를 보며 따라가는 걸 보면 안쓰럽다. 티비 프로 중 동물농장을 즐겨 보는데 유기견이나 고양이들 구출하는 걸 보며 힐링하려는 마음이 크다. 포획된 후 병원에 가 검진하고 목욕하고 배불리 먹고 좋은 사람에게..

삶, 그 풍경 2023.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