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에는..

인도 우화집

아데니움 2022. 2. 3. 13:23

한 청년이 소총 사격술을 배우기 위해 군사학교에 입학했다.

4년 후 청년은 사격술의 이론과 실기를 모두 익히고 우등으로 졸업했다. 졸업장과 우등 상장을 들고 고향의 부모님 집으로 향하던 그는 어느 낡은 창고 벽에서 백묵으로 그려진 여러 개의 작은 원들을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각각의 원마다 정중앙을 관통한 자국이 나 있었다.

청년은 경이에 찬 눈으로 그 원들을 바라보았다. 대체 누구이길래 이토록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가진 걸까. 단 한 방도 과녁 중앙에서 벗어난 곳이 없었다. 어느 군사학교에서 배웠으며 어떤 성적으로 졸업했길래 이런 놀라운 실력이 가능할 걸까.

한참을 탐문한 끝에 그 명사수를 찾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맨발에 때묻은 옷을 입은 시골 소년이었다.

청년이 소년에게 물었다.

"누구에게서 이 훌륭한 사격술을 배웠니?"

소년이 말했다.

"아무한테서도 안 배웠어요."

청년은 더욱 놀랐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정도로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지?"

소년이 설명했다.

'비결은 간단해요. 먼저 벽에 대고 새총을 쏘는 거예요. 그런 다음 총알 자국 둘레에 백묵으로 원을 그리면 돼요."

 

우리가 삶에서 발견하는 의미도 같을 것이다.

의미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당신 또한 완벽하게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과녁에 적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완전하게 만들어 줄 선물을 기다리는 대신

삶이 주는 모든 것에서 선물을 발견하고 긍정의 동그라미를 치는 것,

그것이 자신을 완전한 자아로 만들어 나가는 길이다.

매 순간 자기만의 과녁을 그려 나가는 어린 소년 처럼.

 

*위의 글은 류시화의 100가지 인생 처방 우화 모음집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의 결론이다.

책에서 (옛날 이야기 같은 우화들은) 조금은 단순한 듯하면서도 삶의 지혜와 진리를 전해 준다.

깨달음이 너무 많아 이러다 도통하는 건 아닐까 우려할 만큼.ㅋㅋ

삶이란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 ^^

 

'그 책에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류시화 시집  (0) 2022.10.14
작 별 인 사 /김영하  (0) 2022.09.04
예술의 주름들  (0) 2021.07.20
류시화 <마음 챙김의 시> 중에서..  (0) 2021.02.21
리스본행 야간열차/파스칼 메르시어  (0) 2021.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