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를 좇아

<컴플리트 언노운>

아데니움 2025. 3. 9. 09:22

 
근 일 년 만에 영화관에 갔다.
간병 핑계로 방구석에서 흑백영화만 보다가 귀호강, 눈호강을..^^
늘 그렇듯이 유명가수의 전기 영화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단지 그 노래들을 듣기 위함이다.
밥 딜런을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두 사람은 마음에서  매칭이 되지 않았지만
그는 훌륭했다. 그 노래들을 다 불렀다면..
젊을 때의 밥 딜런과 비슷한 모습이 있었으나
진지한 느낌의 밥과 달리 티모시는 귀여웠다.ㅋ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에서 부잣집 막내아들로 앳된 대학생의 모습이 남아 있었는데
향수 광고로 성숙한 남자의 향기를 풍기더니, 밥 딜런으로 빙의까지..
그가 이 역할을 위해 5년 동안 준비했다니
저력 있는 배우로 거듭난 것 같다.
오래전 밥 딜런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읽었으나
읽은 기억 뿐 내용은 생각나는 게 없는데
오랜만에 접한  명곡 Blowin in the wind의 가사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았다.
어릴 때부터 시를 쓴 그에게 노벨문학상이 과분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는가.
가수 작곡가 시인의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의 표현대로
그 책은 셰익스피어의 일기장을 발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20세기의 전설에 의해 쓰여진
가장 특별한 자서전이다.'
 
이 영화는 제목을 잘 지은 것 같다.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바람만이 알 수 있는..
여친으로 나온 엘르 패닝 존재감이 작은 느낌이다.
무명 때의 연인은 스타가 되면 스스로 사라지는 게 인지상정..?
영화에서 존 바에즈를 연기한 배우(모니카 바바로)도 훌륭했다.
 

 
오랜만에 영화관으로 향한 데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3개월 전에 신청한 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지원사업 선정에서 탈락한 것..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내게 그런 행운이 올 리 만무..ㅋㅋ
자격 요건인 문학상 수상 경력이 없으니
자명한 결과.
낙방의 고배는 쓰지만
30명 선정에 800여 명이 지원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고
밥 딜런의 명곡들에 위무를 받았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데
운전기사가 틀었는지 '거위의 꿈' 노래가 나직하게 흐르고
승객이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소리가 정겹게 들리고..
거리에 등불이 하나둘 켜지고..
내 마음은 평화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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