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풍경

또 다시 '죽순이'로..

아데니움 2023. 10. 6. 11:48

15년 만에 건강겅진을 받은 남자가 있다.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 투성이인 세상인데..
근 한 달 전부터 밥을 제대로 안 먹어
아디 어프냐고 물어도 대꾸를 안 하던 남자,
다른 일 있냐고 다그치자
몸이 안 좋다고 한다.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다고..
오래전에도 입 속에 암덩어리가 보여서야
내게 말 한 남자,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연휴 때라 병원도 못 가고 있다가
연휴 다음날 그를 끌고 병원에 가 위내시경을 했는데..
식도암이라 한다. 큰 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그는 집으로 가자 했다.
더 이상 힘든 수술 하지 않겠다며..

시간의 힘인가. 나이의 힘인가.
첫번째와 달리 덤덤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병원을 싫어하는 그를 어떻게든 입원시키고
죽이든 뭐든 먹이며 간병하는 게
내 할일인데..ㅠ
15년쯤 편하게 살았으니 고생해야지.
마음을 다잡는다.
어학공부, 인문학공부..모두 취소하고
스탠바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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