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
옛날 옛적에 세모와 동그라미가 살았습니다.
둘은 언덕에서 구르는 시합을 자주 했는데
동그라미가 세모보다 늘 빨리 내려갔습니다.
세모는 동그라미가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동그라미를 이기기 위해
언덕에서 끊임없이 구르고 또 굴렀습니다.
어느새 세모의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어졌습니다.
이제 동그라미와 비슷한 빠르기로
언덕길을 내려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구를 때 잘 보이던
언덕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고
구르는 일을 쉽게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세모는 열심히 구른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겉모습이 거의 동그라미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세모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 이기주 작가의「언어의 온도」
제목이 좋아 구입한 책이다.
보라색 표지도 그렇고
글이 잔잔하고 차분하여 조신한 여자 작가를 생각했는데
젊은 남성 작가다.
판형은 작은데 좀 두껍다.
그 두께만큼 내용도 옹골지다.
사람으로 치면 외유내강 형? ^^
이 책의 온도는..
적당히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그런 온도다.^^
덕분에 약간의 힐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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