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에는..

'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

아데니움 2016. 1. 19. 09:56

 

정여울과 함께 읽는 생텍쥐페리의 아포리즘.

 

"만약 누군가가 수없이 많은 별들 속에 있는 단 한 송이의 꽃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은 그저 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생텍쥐페리

 

별이 되는 법은 더욱 어려웠다.

 

나는 생텍쥐페리를 읽으며 별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별이 되는 법도 배웠다. 나만의 눈으로 별을 바라보는 법을 훈련하는 밤은

나에게 관찰과 상상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었다.

나를 위해 특별히 웃어주는 별, 내가 바라보지 않을 때는

눈물짓는 별을 찾는 것,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이 되는 법은 더욱 어려웠다. 누군가 나만의 빛을 알아봐주기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빛나야 한다니, 그가 나를 바라보지 않을 때도,

그가 내 존재 자체를 몰라줄 때도, 절망하지 않고 어떤 기대도 없이,

그저 찬란하게 빛을 뿜어야 하다니, 별이 되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 정여울

 

"가끔 폭풍,안개, 눈이 너를 괴롭힐 거야. 그럴 때마다 너보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갔던 사람들을 생각해봐,

그리고 이렇게 말해봐, '그들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어'라고." / 생텍쥐페리

 

쓰러진 우리를 일으켜 세워주는 문장

 

생텍쥐페리가 정말 훌륭한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은 바로 이런 문장을 만날 때다.

읽기만 해도 힘이 펄펄 솟아나는 것 같은 싱그러운 문장, 단지 문장이 어여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담고 있는 꿋꿋한 내용이 쓰러진 사람조차 일으켜 세운다.

나도 힘들 때마다 이 문장을 떠올려야겠다. 사람의 마음을 글로 움직인다는 것이

너무도 느리고, 힘겹고,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올 때마다, 좋은 글을 쓰고 싶지만

피로에 지친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지구를 들어올리는 것보다

더 힘들게 느껴질 때마다, 나보다 먼저 이 길을 걸어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인내와 망설임,

설움과 외로움, 그리고 마침내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갔을 때의 눈부신 쾌감을 생각하며

끝까지 견디고 싶다. 마침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싶다. /정여울

 

 

* 마음의 양식이란 바로 이런 책이 아닐까 싶다.

생텍쥐페리를 다시 만나게 되어 새롭고, 기쁘고, 행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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