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활자'
'여행은 삶을 등지고 죽음의 냄새를 맡으러 가는 머나먼 길이다.
여행이란 마치 다음 생에서가 아니라 이 생에서
다른 생을 살아보는 일,
모래폭풍속의 황량한 자갈밭을 슬픔없이 걷는다.
마음은 한 번 일어나면
자신을 완성하려고 합니다.
당신은 그 마음이 완성될 때까지
그 마음을 위해 활동하거나 부림을 당할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야
당신은 그 마음의 완성을 꿈꾸지 않을 만큼 현명해져야 합니다.'
저자 유성용
1971년 전주에서 태어나고
국어교사 삼 년 후 스물아홉에 지리산으로 들어가 몇 년 지내다가
파키스탄 티베트 인도 네팔 등을 1년6개월 간 여행했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라고 소개될 만큼 내용은 쓸쓸하고
동행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했다.
단번에 훌훌 읽힐 만큼 쉽기도 하고..
훤칠한 외모에 사람 좋은 웃음을 띠고 있지만
오랜 세월 오지를 다니며 생활이 된 여행을 하기가 쉬운가.
그의 가슴속엔 바람이 가득하다.
그가 본 것은 설산, 빙하, 별, 사막, 바람, 달빛, 페허, 맑은 눈빛의 주민들...
그런 순수함 외에
그 누구에게도, 무엇에도 마음을 허하려 하지 않는 듯 보인다.
오랜 여행으로 지친 그의 고독한 영혼은
다시 돌아와 '생활인'이 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일상의 삶이 얼마나 하찮게 여겨질 것인가.
일견 사람 혹은 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떠난 듯하나
그 자유로움이 누군가에겐 또 상처가 됐을 거다.
이를테면 천륜 같은 것에..
그에게 '여행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여행생활자'도 긴 여정에 지쳐 돌아오면 '생활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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