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꽃
김 소현
달랐다. 그곳의 연꽃은 느낌부터 달랐다. 불교도시를 대변하듯,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향취를 풍기는 연꽃은 안압지 야경 불빛에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넓은 잎 사이사이 수줍은 듯 의연히 앉은 자태가 고혹적이다. 내 안 어딘가에 자리한 불성을 자극한다. 순수, 순결의 꽃말을 담고 진흙 속에서 피어났지만 오염되지 않고 잎과 뿌리마저 사람들에게 보시하는 꽃. ‘깨어있지 않으면 더러움에 물든다’는 법구경 말씀을 들었는가. 속세에 물들지 않고 꿋꿋하게 피어나 군자의 꽃이라 불리는 연꽃에게서 인고의 힘을 배우고자 한다. 봉긋한 곡선의 온화함이 어쩐지 달을 닮았다. 초라하지 않은 기품이 마음을 흔든다.애틋한 시선에 화답하듯 속삭인다. 마음 밭을 넓히라고, 더 깊어지라고….
작열하는 태양, 사위는 정적에 잠기고 구름은 미동도 않는데 한 끼 공양을 좇아 우왕좌왕하는 가여운 중생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