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수필문인회 동인지 청색시대 27집이 나왔다.
'벗으니 웃는다'
27회.. 그러고 보니 우리는 현대수필과 함께 흘러왔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끈끈한 유대감으로 오랜 세월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셈이다.
많은 글을 묶어 책 한 권으로 만드느라 역대 회장들의 노고가 크다.
이번엔 좀 젊은 회장이 일을 맡더니 챕터마다 제목이 전에 없이 감각적이다.
헤머타이트 오피먼트 버디그리 모브 등..
뭔말인지 검색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책을 펼치자 글도 나이를 먹는 건지
내용은 그리 감각적이고 젊지 않았다.
95명의 글을 다 읽은 느낌은 '쓸쓸하다'였다.
나름대로 코로나를 견디고 적응하는 얘기와 몸이 아픈 얘기,
'내가 버리고 싶은 것'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내용들..
그리고 이어지는 수필가들다운 성찰과 반성이었다. 늘 그렇듯이..
나는 나태와 안일을 버리고 싶다라고 썼던가.
그러나 그것들을 버린다고 행복할지는 의문이라 썼던가.
4월의 신록 외엔 도무지 새로운 게 없다고 썼던가.ㅎ
오래된 것은 아름답지만 슬프고
슬프지만 아름답고..
연인을 끌어안 듯 책을 품어본다.
이불깃을 당기게 되는 새벽..
가을이 오고 있다.
올 가을엔 쓸쓸함, 공허함 타령을 벗어날
새로운 뭔가를 도모하는 가을이 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