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허상의 봄

아데니움 2021. 4. 1. 22:05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4월이다.

아트 가펀클의 April come she will이 상큼하게 와닿는..

사람들의 답답한 심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천으로 봄꽃이 피어났다.

아파트 화단에도 산책길 옆에도..

그러나

봄을 즐기려는 행락객들은 발이 묶였다.

해마다 인파로 북적이던 서울의 벚꽃길은 아예 사람의 입장을 막았다 한다. 

시절풍류라 할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연례행사인데..

이때 쯤이면 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시 좀 읽은 사람들은)

모두들 한 마디씩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돼버렸다.

마스크를 하고 꽃 곁으로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잎도 없고, 허상처럼  피어나는 꽃들이 공허하기만 하다.

마음이 피어야 봄인데..

환(幻)의 부산물 같은 꽃이 지고

비로소 숲이 연초록으로 물들어야

나는 봄을 느낀다.

진정한 봄은 언제쯤 오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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