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뻔해서 좋은..

아데니움 2021. 1. 14. 11:48

초등학교 조회시간,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은 정말 싫었다.

뻔하고 좋은 말들은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지루하고 듣기 싫었는데..

그것은 어른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무엇이건 교훈적인 말이나 글은 외면하곤 했다.

누가 몰라서 못하나 하며..

 

아침 방송에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나오셨다.

그의 나이 102세..

전 같으면 어르신의 뻔한 말씀이라 여기고

외면했을 방송에 귀를 기울였다.

'좋은 말씀'이 묘하게 스며든다.

장수 비결을 묻는 사회자에게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한 운동이라 말한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나이 든 사람의 공허한 자기변명 같은 거라 생각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60이 되어도 70이 되어도 마음은 그 이전과 다를 게 없더라는 것,

건강한 삶을 살려면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친구를 많이 만나는 게 좋은데, 일을 같이 할 친구여야 한다는 것이다.

몸 건강을 챙기며 그렇게 정신을 챙기다 보니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

자신의 인생 황금기는 60에서 80이었다 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친구를 만나 행복해지려 하기보다

내가 친구를 행복하게 해주려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한다.ㅎ

혼자 웅크리고 있는 내게 하시는 말씀 같다.

뻔해서 좋은 말이 귀에, 아니 가슴에 스민다.

몸과 마음이 좋은 기운으로 차오름을 느낀다. 더불어 희망까지..

나이 들었나..^^

 

'짧은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상의 봄  (0) 2021.04.01
그 시구(詩句) 때문에..  (0) 2021.01.21
꿈을 꾼 후에  (0) 2020.11.17
오늘은..  (0) 2020.09.22
September song  (0) 2020.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