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에는..

장영희 '다시, 봄' 중에서

아데니움 2014. 10. 26. 15:45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위대한 희생이나 의무가 아니라

미소와 위로의 한마디가

우리 삶을 이름다움으로 채우네.

 

간혹 가슴앓이가 오고 가지만

다른 얼굴로 한 축복일 뿐

시간이 책장을 넘기면

위대한 놀라움을 보여 주리. / 미국 여류시인 메리 R 하트먼

 

만약 내가……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 미국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

 

자작나무

 

인생은 꼭 길없는 숲 같아서

거미줄에 얼굴이 스쳐 간지럽고 따갑고.

한 눈은 가지에 부딪혀 눈물이 나기도 한다.

그러면 잠시 지상을 떠났다가

돌아와 다시 새 출발을 하고 싶다.

세상은 사랑하기 딱 좋은 곳.

여기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부분) /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잠시 떠나고 싶지만 영원히 떠나고 싶지는 않은 곳이 바로 이 세상입니다.

어차피 운명은 믿을 만한 게 못 되고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는 것.

오늘이 나머지 내 인생의 첫날이라는 감격과 열정으로 사는 수밖에요./장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