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에는..

장영희 / '다시, 봄' 중에서

아데니움 2014. 10. 10. 22:11

 

 

10월 / /토머스 베일리 올드리치(1836~1907)미국 시인.

 

10월이 내 단풍나무 잎을 황금색으로 물들였네.

이제 거의 다 떨어지고 여기저기 한 잎씩 매달렸네.

머잖아 그 잎들도 힘없는 가지로부터 떨어질 것.

죽어가는 수전노의 손가락에서 흘러나오는 동전처럼.

 

.....

 

   10월입니다. 오곡백과가 풍성함을 자랑하는 성취와 감사의 달입니다.

   그런가 하면 자연이 또 한 번의 치열한 삶을 마감하며 순명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삶과 죽음이, 만족과 겸손이 공존하는 달입니다.

   자연의 순환에 몸을 맡기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불태우는 낙엽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아무리 움켜쥐어도 결국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갈 것을.

   순순히 미련 없이 떨어지는 단풍잎의 모습을 보고 배우라며

   시인은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장영희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칼 윌슨 베이커(미국 여류시인)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

레이스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

꼭 새것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들듯

이들처럼 저도 나이 들어감에 따라

더욱 아름다워질 수 없나요.

 

........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되돌릴 수 없는 청춘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의 내 계절을 받아들임은 아름답습니다.

   육신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영혼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눈은 아름답습니다.

   해야 할 수많은 '좋은 일'중에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택하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그 일이 조금이라도 세상을 치유할 수 있고

   그 일에 내 나머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면

   그것이 제일 아름답습니다. / 장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