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검진이 있어
6개월 만에 병원을 찾았다.
끝나고 나오는데 로비에서 음악이 들려왔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환자와 가족을 위해 병원에서 마련한 선물인 듯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와 진행을 맡은 성악가로 작은 규모였지만
레퍼토리는 알차고, 연주는 수준급이었다.
'사랑의 인사'를 듣고 나오려는데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가 발길을 붙잡는다.
그가 내 낌새를 보고 먼저 갈 테니 보고 오라 한다.ㅋ
자리를 잡고 앉아 끝까지 음악을 들었다.
성악가의 위트 있는 진행에 모두 만면에 미소다.
마지막 순서로 캐럴을 다함께 부르는데
기분이 묘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2층엔 링거를 꽂은 환자들이 나와 서 있었다.
10개월 전에 나와 그가 서 있던 자리..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들을까.
누군가에겐 아름답기만 한 음악들이지만
누군가에겐 슬프게 들릴 음악들..
무튼 잠시나마
환자와 그 가족들이 음악으로 시름을 놓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