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토로 들어서자 카프리와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좀 더 서민적이면서 조용하달까.
우리를 인솔하신 섬여행가 선배님께선 호텔에 큰 기대하지 말라 하셨지만
내 취향엔 딱인 곳이었다.
고풍스럽고 엔틱한 실내장식도 그렇고 푸른 벽지가 인상적인,
그림속에 있는 듯한 방이 마음에 쏙 들었다.
짐을 풀고 선착장에 나가 저녁을 먹었다.
정박해 있는 어선과 소박한 불빛들이 마치 강원도 속초에 온 느낌이랄까.
그동안 빵과 피자조각만 먹고 다니다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저녁
생선요리와 파스타, 와인을 마셨다.
와인 두 잔에 불콰해진 나는 학창시절 배운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한국말로)불렀고,
노래가 끝나자 일행보다 오히려 옆자리의 손님(주민?)들이 박수를 쳐주었다.^^
노래를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건 다르다고 언젠가, 누군가 말했지만
아마도 진심이 통했을까. 괜시리 울컥했다.
밤거리 산책 후 숙소로 돌아와 이튿날 폼페이로 향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폼페이 베수비오 화산 앞 매표소에 인파가 들끓는다.
비극의 현장,
쾌청한 하늘과 쨍한 햇볕에 어울리지 않는, 화산재가 남아 있는 곳.
신의 형벌일까. 자연현상일까.
폼페이 시민들은 그날의 사건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단다.
예술의 전당 '폼페이전'에 전시된 작품은 별도로 보관했는지 보이지 않고
발굴된 토기들과 생활용품만 전시돼 있었다.
베수비오 화산에서 폼페이 시내를 내려다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그 시절에도 돈과 권력을 쥔 사람들은 일찌감치 피신했고
서민들과 뭔가 사정이 있는 사람들만 남아 있다 변을 당했다고...
씁쓸함을 안고 아말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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