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풍경

오늘은..

아데니움 2021. 6. 12. 09:05

 

 

 

친구랑 데이트 날..
여유를 부리다 시간이 촉박해져 서두르다가
폰을 빠뜨리고 나갔다.
시간이 다 돼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고..
지하철역에서 목을 빼다가
백화점에서 기다린다고 톡을 했을지 몰라
그곳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30분쯤 지나면 돌아가야지 하는데
그녀가 나온다. 휴~

 

이런 일이 두 번쯤?
언제부터 휴대폰이 그리 중요한 존재였던가.
첨엔 어디선가 중요한 연락들이 쏟아졌을 것 같아
안절부절 노심초사했었다. 하지만
내 손을 떠났을 때 바쁠 것 같은 폰은
무슨 일 있냐는 듯 조용하기만 했었지.
오늘도 침대 위에서 느긋하게 숨쉬고 있을 거다.
기대감이 없으면 설렘도 사라지고
그렇게 삶도 재미가 없어진다.
폰..

약속에 필요한 도구일 뿐이다.


혈색 안 좋은 그녀와 점심을 먹는둥마는둥
세상사 가정사를 논하며 카페거리로 갔다.
별세계처럼 보이는 그곳은
감염병 때문인지 의자와 탁자를 내놓아
노천카페가 돼 있었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유러피안'이 되어
달착지근한 아인슈페너를 넘기며(설탕 빼준다더니)
시간이 지나는 걸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