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풍경
눈물나는 날에는
아데니움
2020. 12. 26. 15:40
고요한 성탄절 저녁..
단출한 세 식구는
늘 그렇듯 침묵의 식사를 한다.
종교도 없고 축하할 일도 없지만
여자는 전날 샴페인을 사다놓았었다.
거실 한 편에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라디오에서 온종일 들리는 캐럴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였을까.
조용한 식탁에서 그것을 개봉하고
맥주가 나았겠다고 생각한 순간
무심코 보고 있던
티비 뉴스에서 누군가 쓰러지는 영상이 나온다.
격무에 시달리던 택배기사라 한다.
아나운스먼트로 전해 들을 때와 직접 보는 건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이제 겨우 마흔이라는데
지병 때문이 아닌 과로로 쓰러졌다니..
그 부모가 그 모습을 봤다면..ㅠㅠ
달콤한 샴페인이 쓰기만 하다.
눈물나는 날에는
그저 울 수밖에...
어쩌면 그를 핑계삼아
울고 싶었던 건 아닌지..
울 일 없는 세상은
오기나 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