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니움 2015. 10. 12. 21:05

 

 

 

그리스 섬들을 여행 중이신 선배님의 카톡을 보다가 생각난 책,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철학가인 장 그르니에의 「섬」이다.

소설가 신경숙이 일본작가의 작품을 표절한 것이 기억 나지 않는다고 한 것처럼,

나는 그 책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알라딘에 신청하니 전에 구입한 책이라고 나온다. ㅋㅋ

책장을 샅샅이 훑어서 찾아낸 책,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뿌듯하다.

군데군데 밑줄이 쳐진 걸 보니 읽은 게 분명한데..

허투루 읽었다는 증거다.

한 번 대충 읽고 나중에 다시 보자 하고 꽂아둔 게 틀림없다.

다시 읽으니 새롭다.

두세 번 쯤 더 읽어야 할 듯..아니면 두고두고..

 

 

'섬들을 생각할 때면 왜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되는 것일까? 난바다의 시원한 공기며 사방의 수평선으로 자유스럽게 터진 바다를 섬 말고 어디서 만날 수 있으며 육체적 황홀을 경험하고 살 수 있는 곳이 섬 말고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섬에 가면 <격리된다> - 섬의 어원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섬, 혹은 <혼자뿐인>한 인간, 섬들, 혹은 <혼자씩일 뿐인>인간들.' / 부활의 섬

 

..여행을 해서 무엇하겠는가. 산을 넘으면 또 산이요 들을 지나면 또 들이요 사막을 건너면 또 사막이다. 결국 절대로 끝이 없을 터이고 나는 끝내 나의 둘시네를 찾지 못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 말했듯이 이 짤막한 공간 속에 긴 희망을 가두어두자. 마죄르 호반의 자갈길과 난간을 따라가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니 그저 그것의 영광스러운 대용품들이나 찾을 수밖에! 그럼 무엇을? 에-또, 태양과 바다와 꽃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나에게는 보로메 섬들이 될 것 같다. 그리도 가냘프게 그리도 인간적으로 보호해 주는 마른 돌담 하나만으로도 나를 격리시켜 주기에 족할 것이고 어느 농가의 문턱에 선 두 그루의 시프레 나무만으로도 나를 반겨 맞아주기에 족할 것이니...한 번의 악수, 어떤 총명의 표시, 어떤 눈길...이런 것들이 바로 - 이토록 가까운, 이토록 잔혹하게 가까운 - 나의 보로메 섬들일 터이다. / 보로메의 섬들.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 다 섬이다.

너, 나...

멀게 혹은 가깝게 떨어져서 홀로 떠 있는 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