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글(필사)

詩 / 충족한 삶

아데니움 2010. 11. 25. 20:01

 

 

 

충족한 삶

 

                                          정 명

 

 

한여름 열기가 가라앉자

세상엔 평온이 찾아왔지

 

굶주리는 이도 없고 헐벗은 이도 없고

우는 이가 없으니 웃는 이도 없고

그러자 바람은 더 이상 불지 않으며

세상은 적막해졌던 것이다.

 

물줄기는 갈 곳 몰라 흐름을 멈추고

시간이 멈추자 낙엽도 썩지 않는다.

 

아아, 充足이란 무서운 것이로다

 

찾는 이 없는 꽃들은 말없이 피었다 지고

아무도 연모하지 않는 달은 홀로 머물다 가네.

 

 

 

*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지척에 있는 훌륭한 시를 못 알아보

  이 눈 멀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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