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족한 삶
정 명
한여름 열기가 가라앉자
세상엔 평온이 찾아왔지
굶주리는 이도 없고 헐벗은 이도 없고
우는 이가 없으니 웃는 이도 없고
그러자 바람은 더 이상 불지 않으며
세상은 적막해졌던 것이다.
물줄기는 갈 곳 몰라 흐름을 멈추고
시간이 멈추자 낙엽도 썩지 않는다.
아아, 充足이란 무서운 것이로다
찾는 이 없는 꽃들은 말없이 피었다 지고
아무도 연모하지 않는 달은 홀로 머물다 가네.
*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지척에 있는 훌륭한 시를 못 알아보는
이 눈 멀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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